오늘 읽기 2018.3.16.


《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

허은미 글·김진화 그림, 여유당, 2018.1.25.



  우체국도 들르고 몇 가지 먹을거리를 장만하러 읍내로 두 아이랑 함께 간다. 요즈음 시골버스는 제법 왁자하다. 삼월로 접어들면서 도화면이나 포두면에서 학교를 새로 다니는 아이들이 읍내로 가는 시골버스를 탄다. 중학생이라면 예전에 초등학생 모습을 보았고, 초등학생이라면 예전에 갓난쟁이 모습을 보던 아이들이다. 해마다 학생 수가 부쩍 줄어드는데, 얼마 앞서 벼락처럼 새로 지었다는 고흥군청 건물은 몹시 으리으리하다. 아이도 젊은이도 어르신도 엄청나게 줄어드는데 군청 공무원은 외려 늘어나지 싶다. 뭔가 뒤집어졌다. 집으로 돌아와서 나물 반찬을 하고서 그림책 《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를 새삼스레 읽는다. 열흘쯤 앞서 전주 마을책집 〈책방 같이:가치〉에서 장만했고, 책집지기님이 매우 좋아하신다고 했다. 아이가 궁금해하는 ‘불곰 같은 엄마’ 어린 날 얘기를 할머니한테서 가만히 듣고서 새삼스레 ‘불곰스러운 엄마’도 저처럼 앳된 아이인 적이 있고 상냥한 아가씨였던 적이 있다고 느끼면서, 어머니랑 아버지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줄거리를 들려준다. 이 아이는 커서 어머니처럼 ‘불곰이 되어’ 착하고 멋스러운 사내를 곁님으로 삼거나 이웃으로 지낼 수 있겠지.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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