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인가 글쓰기인가



  신춘문예에 소설을 내고 싶다는 젊은 분을 만났어요. 이분이 걱정하는 대목을 듣고서 생각해 보았어요. 이분에 앞서 나라면 어떠한가 하고 말이지요. 우리는 신춘문예나 등단이라고 하는 길을 거쳐야 소설가나 시인이 될 만할까요? 우리는 스스로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소설이나 시라는 틀에 맞추어 글을 쓸까요? 신춘문예라는 이름을 얻고 싶다면 신춘문예에 뽑히도록 글을 쓰면 되어요. 이는 나쁜 일이 아닙니다. 굳이 신춘문예라는 이름이 없어도 된다고 여기면 스스로 쓰려고 하는 이야기를 글로 옮기면 되어요. 이는 나쁜 일이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이 알아준다거나 상금을 받아야 좋은 글이 되지 않아요. 내 글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많아야 글을 쓰는 보람이 생기지 않아요. 스스로 짓는 삶을 스스로 글로 옮기면서 마음에 기쁨이 넘실거리기에 글쓰기(글짓기)라는 아름다운 길을 걸어요. 삶을 쓰듯이 글을 써요. 삶을 짓듯이 글을 지어요. 밥을 지어서 먹듯이 글을 지어서 나누고, 옷이랑 집을 짓듯이 글을 지어서 펼칩니다. 신춘문예 심사위원이 좋아할 만한 글을 써도 재미있습니다. 우리 이웃이 사랑할 만한 글을 써도 재미있고요. 우리는 스스로 어느 길이 우리한테 기쁘며 아름답고 사랑스러운가를 찬찬히 생각해서 슬기롭게 나아가면 됩니다. 2017.4.30.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