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노숙 露宿


 겨울철의 노숙으로 → 겨울철에 한데에서 자느라 / 겨울철 한뎃잠으로

 노숙의 피로함이 풀릴 새도 없이 → 한데서 자느라 찌뿌둥함이 풀릴 새도 없이

 산속에서 노숙하고 → 산속에서 자고

 한데서 노숙했으니 → 한데서 잤으니


  ‘노숙(露宿)’은 “= 한뎃잠”을 가리킨다고 해요. ‘한뎃잠’은 “한데에서 자는 잠”을 가리키고, ‘한데’는 “사방, 상하를 덮거나 가리지 아니한 곳”을 가리켜요. 바깥에서 자거나 길에서 잔다고 할 적에 ‘한뎃잠’입니다.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한데서 노숙했으니” 같은 보기글이 나오는데, 이는 겹말이에요. 한 낱말로만 쓸 자리라면 ‘한뎃잠’이나 ‘길잠’이라 하면 되고, “한데서 자다”나 “길에서 자다”라 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두 가지 한자말 ‘노숙’이 나오는데, “잘 아는 어른”이나 “슬기로운 어르신”이나 “오래 해서 익숙하다”처럼 쉽게 풀어서 쓰기만 해도 넉넉하지 싶어요. 2017.4.27.나무.ㅅㄴㄹ



노숙(老宿) : 1. 나이가 많아 경험이 풍부한 사람 2. 학식이 높고 견문이 넓은 사람 3. [불교] 오랫동안 수행하여 덕이 높은 승려

노숙(老熟) : 오랜 경험으로 익숙함



거리마다 노숙하는 아이들로 넘쳐나는 도시

→ 거리마다 한뎃잠 이루는 아이들로 넘쳐나는 도시

→ 거리마다 집 없는 아이들로 넘쳐나는 도시

《마이클 예이츠/추선영 옮김-싸구려 모텔에서 미국을 만나다》(이후,2008) 214쪽


아뇨, 노숙할 줄은 몰라서요

→ 아뇨, 길에서 잘 줄은 몰라서요

→ 아뇨, 한뎃잠을 잘 줄은 몰라서요

《이미 이치코/한나리 옮김-백귀야행 25》(시공사,2017) 58쪽


거리에서 열흘씩 노숙하다가

→ 거리에서 열흘씩 자다가

→ 거리에서 열흘씩 지내다가

→ 열흘씩 한뎃잠을 이루다가

《김탁환-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돌베개,2017) 6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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