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야샤 2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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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692



사람을 따뜻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는가

― 이누야샤 2

 타카하시 루미코 글·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02.3.25. 4500원



  겉모습은 사람이지만 속으로는 사람이 아닐 수 있습니다. 몸뚱이로서는 틀림없이 사람이더라도, 속으로 따스한 사랑이 흐르지 못한다면 ‘사람 같지 않다’고들 해요.


  우리는 둘레에서 이런 사람을 곧잘 만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우리 스스로 ‘사람 같지 않은 꼴’이 될 수 있고요. 따스한 사랑이 없으면 차가운 몸짓이 됩니다. 차가운 몸짓은 메마른 몸짓으로 이어지고, 매몰차거나 딱딱한 몸짓으로 나아가기 일쑤입니다. 따스한 사랑이 아니기에 누구한테나 차갑거나 딱딱한 몸짓이나 말씨로 마주하겠지요.



“흥. 역시 반요는 별 수 없다니까. 딱하게도, 이걸 써서 진짜 요괴가 되고 싶었지?” (39쪽)


“우라란 놈, 빗에 자기 혼을 옮겨 놨었군. 그래서 베어도 찔려도 반응이 없었던 거야.” (60쪽)


“처음으로 내 이름을 불렀어.” “그게 어땠는데?” “조금은 사이좋게 지낼 생각이 든 거야?” (62쪽)



  만화책 《이누야샤》는 긴 이야기를 통틀어 언제나 한 가지를 되새겨 줍니다. 바로 ‘사람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를 되새겨요. 사람이면서도 사람한테 따스하지 않은 사람들 이야기가 흐릅니다. 사람이 아니기에 사람한테 따스하지 않은 목숨들 이야기가 흐릅니다. 그리고 사람이 아니되 사람한테 따스한 목숨들 이야기가 흐릅니다. 덧붙여 사람이기에 사람으로서 사람한테 따스한 사람들 이야기가 있지요.


  네 갈래 길이라 할 텐데, 이 네 갈래 길을 가만히 헤아려 봅니다. 우리가 나아갈 길을 이 넷 가운데 골라 본다면 어느 길이 즐거울까요? 어느 길이 아름다울까요? 어느 길에서 기쁘고, 어느 길에서 사랑이 싹틀까요?



‘왜 저러지? 뭔가 기분 상할 말을 했나? 난, 어머니에 대해 물었을 뿐인데. 아버지가 요괴고, 이누야샤는 반요. 설마, 이누야샤의 어머니는 인간이라거나.’ (77쪽)


“보이되 보이지 않는 장소. ‘진짜 문지기’는 결코 볼 수 없는 장소. 그것이 네 오른쪽 눈에 봉인된 흑진주였을 줄은.” (121쪽)


“셋쇼마루 님, 당신은 철쇄아를 뽑지 못했습니다! 그렇지요?” “이누야샤라면 뽑을 수 있다, 라는 말이냐?” “당연하죠! 아버님께서 이누야샤 님께 무덤을 맡기신 것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142∼143쪽)



  제아무리 대단한 재주가 있더라도 따스한 마음이 없다면, 이 대단한 재주는 무시무시한 곳에 쓰이거나 휘둘리기 쉽습니다. 제아무리 아무런 재주가 없더라도 따스한 마음이 있다면, 이 따스한 마음은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보듬는 살림으로 이어집니다.


  제아무리 뛰어난 머리가 있더라도 따스한 마음이 없다면, 이 뛰어난 머리는 무서운 곳에 섣불리 쓰이거나 휘둘리기 쉬워요. 제아무리 뛰어난 머리가 없더라도 따스한 마음이 있다면, 이 따스한 마음은 모든 것을 녹이고 달래면서 우리 삶에 기쁜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지요.



“푸하! 죽는 줄 알았네. 너! 나까지 진짜 죽이려고 했지? 톡톡히 반성하게 해 줄 테니까, 각오해!” (161쪽)


“힘내, 이누야샤! 방금 한방 들어갔어!” “이거 봐, 들어가긴 뭐가 들어가?” “

그치만, 그건 네 칼이잖아? 난 네 힘을 믿어.” (168쪽)



  사랑을 믿기에 사랑을 바라봅니다. 꿈을 믿기에 꿈을 마주합니다. 《이누야샤》에 나오는 카고메와 이누야샤는 서로 다른 몸이고 마음이지만, 앞으로 크게 하나가 될 꿈을 생각하면서 새로운 길을 갑니다. 엄청난 시간을 가로질렀다고 하지만, 어느 모로 보면 그 엄청난 시간은 아무것이 아닐 수 있어요. 지난날도 오늘날도 앞날도 따로 쪼개지거나 갈라진 따로따로가 아닐 수 있어요.


  우리는 늘 같은 때를 살고 같은 곳에 있을는지 모릅니다. 마음이 있기에 이어지고, 마음을 아끼기에 만납니다. 마음으로 함께하며, 마음으로 노래해요. 마음으로 손을 내밀고, 마음으로 어깨동무를 하지요.



“어떻게 카고메가 철쇄아라는 검을 뽑았는지. 역시 네게는, 어떤 신비한 힘이 있는 것일까?” “음.” “내 생각에는, 카고메가 인간이기 때문에 뽑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닌지. 본디 철쇄아는 이누야샤 님의 아버님께서, 인간인 어머님을 지키고자 만든 요도라오. 따라서 인간을 자비롭게 여기고, 지키려는 마음이 없으면 쓸 수 없는 검.” (184∼185쪽)



  온누리에 있는 모든 돈이 오직 하나 ‘사랑’에 따라 흐를 수 있기를 빌어 봅니다. 온누리 모든 사람이 오직 하나 ‘사랑’을 그리면서 마음밭을 살뜰히 가꾼다면 참 아름답겠지 하고 생각해 봅니다. 누구보다 제가 먼저 사랑을 보고 생각하고 그리고 품으면서 하루를 짓자고 새삼스레 다짐합니다. 저는 따스한 마음으로 하루를 열고 하루를 닫으면서 활짝 웃음짓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2017.4.10.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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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7-04-12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니메이션 성우분의 연기도 볼만합니다~

숲노래 2017-04-12 09:04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일본판에서 그런가요, 한국판에서 그런가요?
저는 일본판 만화영화로만 보았습니다 ^^
책도 만화영화도
모두 훌륭하지요!

만화애니비평 2017-04-13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판 애니 맞습니다. 카고메 성우분이 실력이 대단한 분이라..ㅎㅎ

숲노래 2017-04-13 11:03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나중에 그분이 목소리를 낸 다른 작품도 찾아보아야겠네요 ^^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