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는 씨앗



  책은 글쓴이나 그린이로서는 열매입니다. 오래도록 흘린 땀방울로 빚은 열매예요. 이러면서 씨앗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열매에는 씨앗이 깃들거든요. 살점은 맛나게 먹고서, 살점이 감싸는 씨앗을 땅에 심지요. 책을 읽을 적에는 글쓴이하고 그린이가 빚어 놓은 열매를 기쁘면서 고맙게 누리는데요, 이렇게 기쁘면서 고맙게 누리고서 ‘글쓴이나 그린이가 함께 남긴 씨앗’을 우리 마음에 심어요. 앞으로 ‘책을 읽은 사람’ 스스로 새롭게 나아갈 길을 스스로 생각해 보는 씨앗으로 마음에 품어요.


  책을 읽으면서 두 가지를 맛본다고 할 만합니다. 첫째는 말 그대로 열매 먹기요, 둘째는 시나브로 씨앗 심기예요. 고맙게 일군 땀방울을 기쁘게 받아먹고는, 우리가 저마다 새롭게 뿌릴 씨앗을 바지런히 가꿉니다. 그래서 “모든 책은 열매이다”하고 “모든 책은 씨앗이다” 하고 말할 만하지 싶습니다. 2017.2.10.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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