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쉬고 읽고 쉬고



  고흥에서 서울로 오는 시외버스에서 책을 한 권 읽은 뒤 머리를 등받이에 폭 기대어서 눈을 감고 쉽니다. 머리에 들어온 이야기를 곰곰이 삭이고 나서 새로운 책을 한 권 꺼내어 새롭게 읽습니다. 새롭게 꺼낸 책을 다 읽고서 새삼스레 머리를 등받이에 폭 기대어서 눈을 감고 쉽니다. 이렇게 네 차례쯤 하며 책 네 권을 읽습니다. 고흥부터 서울까지 네 시간이 훨씬 넘는 널널한 마실길이거든요. 어제 하루 이처럼 책을 읽었다면, 오늘 하루도 서울에서 고흥으로 돌아가는 버스길에 책 네 권쯤, 또는 대여섯 권까지도 느긋하게 읽을 테지요. 이러고 나서 우리 보금자리에서 나를 기다릴 아이들하고 어떤 놀이를 새롭게 지으면서 활짝 웃을까 하고 생각을 기울여 봅니다. 2016.7.26.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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