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놀이터 106. 골짜기에 가려면



  큰아이가 “아버지 더워요. 우리 골짜기 가요.” 하고 말한다. 아침을 지나 낮이 되니 덥지. 그러면 골짜기를 가야지. 네가 말하지 않아도 날마다 골짜기에 다녀오면 시원해. 그런데 골짜기에는 그냥 갈까? 아니면 아버지가 부엌을 다 치우고 설거지를 마치고 행주랑 수세미를 바깥에 내놓아 말리고 이것저것 다 마친 다음에 갈까? 부엌일을 아버지 혼자 할까, 아니면 네가 거들까? 작은아이가 “우리 골짜기 언제 가?” 하고 묻는다. 작은아이더러 “네가 논 방이랑 마루 치웠니?” 하고 되묻는다. “우리는 집안을 이렇게 어지럽히고 아무 데도 안 가.” 하고 덧붙인다. 골짜기를 다녀오면 틀림없이 졸음이 쏟아지거나 지칠 텐데 골짜기로 나서기 앞서 집에서 치워 놓지 않으면 이대로 저녁에도 밤에도 그대로 널브러진 모습이 된다. 얘들아, “얼른 가요!” 하고 노래할 틈이 있으면, 너희가 할 수 있는 몸짓으로 너희 장난감을 가지런히 놓아 두렴. 2016.6.26.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숲집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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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이s 2016-06-27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기들이 재촉할만한 골짜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