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여관에 묵으려 하는데


  어젯밤이 아닌 오늘 새벽, 여관에서 묵으려 하는데 여관집 사장님이 잠에 곯아떨어지셔서 도무지 일어날 생각을 안 하신다. 그래서 아침에 여관집 사장님이 일어나시면 그때에 삯을 치르자는 생각으로 빈 방을 찾아서 나 스스로 문을 하나씩 열어 보는데, 문이 열리는 방마다 누군가 드러누워서 코를 곤다. 아니 이 사람들은 문도 안 걸고 잠을 자나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참 재미있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끝내 빈 방을 찾지 못해서, 여관에서 묵자는 생각을 접고 피시방에 갔다. 자물쇠도 채우지 않고 그냥 자는 여관집 사람들 곁에 살그마니 누웠다가 아침에 슬그머니 일어날 수도 있었을 테지만, 여러모로 놀랍고 새삼스러웠다고 느낀다. 이제 피시방에서도 일어나야 할 때다. 2016.5.3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