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책 한 권을 아이들하고



  그림책 《꽃밭의 장군》을 아홉 살 큰아이하고 함께 읽는다. 번역이 살짝 아쉬워서 몇 군데는 연필로 고쳐서 함께 읽는다. 마흔 쪽을 살짝 넘는 ‘이야기가 살짝 긴’ 그림책인데, 그림결이나 이야기결이 무척 상냥하면서 곱다. 무엇보다도 한국에서는 이만 한 너비와 깊이를 드러내는 그림책이 아직 드물거나 없다고 느끼고, 이처럼 따스하고 부드럽게 평화로운 살림살이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책이 앞으로 한국에서도 태어날 수 있기를 비는 마음이다.


  전쟁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담는 인문책도 재미있고, 전쟁이 얼마나 무시무시한가를 그리는 사회과학책도 뜻있다. 그런데 어린이도 아주 쉽고 재미나면서 아름답게 배우면서 깨닫도록 북돋우는 그림책은 재미랑 뜻뿐 아니라 사랑에다가 꿈까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어른들이 ‘글만 있는 인문책’도 꾸준히 즐기되, 아이들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흐르는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참으로 재미나면서 사랑스러운 삶터가 될 만하리라 하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손길로 아름다운 그림책을 쥐고, 아름다운 아이들을 우리 아름다운 어른들 무릎에 앉혀서 아름다운 눈길로 함께 읽는다면, 그 얼마나 아름다운 책놀이요 책살림이 될까나. 4349.1.31.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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