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 달라는 전화 (사진책도서관 2015.8.31.)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폐교를 빌려서 쓰는 임대료를 내야 한다. 우리는 70만 원을 내기로 했는데 아직 이 돈을 모으지 못했다. 구월이 신나게 흘러 시월을 맞이하면 새로운 책이 나오면서 글삯도 나오기에 그무렵에 임대료를 댈 만하지만, 그때까지는 아무래도 빠듯하다. 어찌해야 하나 하고 수를 내 보지만 수가 나지 않아서 오랜 벗님한테 쪽글을 보낸다. 한 달 동안 70만 원을 빌릴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얼마든지 빌려주겠노라 하던 벗님은 은행잔고가 모자라다며 며칠 기다리라고 한다. 은행잔고가 모자라다면서 며칠 뒤에 빌려주어도 괜찮을까?


  임대료 이야기는 웬만해서는 털어놓지 못하며 지냈는데, 인천에서 도서관을 할 적에는 다달이 70만 원을 치렀다. 시골에서는 한 해에 70만 원이다. 인천에서 도서관을 할 적하고는 견줄 수 없이 ‘적은 돈’이지만, 인천에서는 온갖 일을 하면서 임대료를 다달이 댔고, 시골에서는 아이들하고 지내면서 한 해에 한 번 대는 임대료에 버둥거리다.


  책을 널리 잘 팔아서 앞으로는 임대료로 속썩이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다짐한다. 아름다운 책을 꾸준히 써내어 앞으로는 내 글삯으로 넉넉히 임대료를 대고 도서관 터까지 장만할 수 있도록 하자고 꿈을 꾼다. 도서관을 도와주는 고마운 지킴이 이웃님들 따스한 손길로 사랑스러운 사진책과 여러 가지 살뜰한 책을 꾸준히 장만하자고 꿈을 꾼다.


  큰아이는 이제 야무진 책순이가 되어 도서관에서도 길에서도 책순이 노릇을 한다. 작은아이는 도서관에서 맨발로 한참 뛰논 뒤에 슬슬 지칠 무렵이면 골마루에 폭삭 주저앉아서 그림책을 바닥에 펼친다. 책순이는 삽차가 파헤쳐서 높이 쌓은 흙더미에 올라서더니 “아버지, 내가 아버지보다 키가 크지!” 하면서 하하하 웃는다. 너는 키가 크고 싶니? 아무렴 네 키는 어머니도 아버지도 훌쩍 뛰어넘으면서 아주 멋지면서 다부진 시골순이가 되리라 느껴.


  돈 빌려 달라는 전화를 서글서글 받아 주는 벗님이 고맙다. 나도 앞으로는 내 벗님이 돈 빌려 달라는 전화를 걸면 서글서글 받아 줄 수 있는 살림을 꾸리자. 그렇게 가자.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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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8 14: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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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8 14: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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