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에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기사를 보내면서 쓴 조각글과 사진을 그러모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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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숲·책·이야기



  사람들은 가장 쉬운 일을 자꾸 잊습니다. 시골이 있어야 ‘밥을 얻는 들’을 가꾸고, 숲이 있어야 ‘숨을 쉬는 바람’을 누립니다.


  멸치 한 마리를 먹으려면, 먼저 깨끗한 바다가 있어야 하고, 정갈한 손놀림으로 바닷바람과 햇볕에 말리는 바지런한 바닷사람 손길이 있어야 합니다. 멸치는 ‘돈’으로 사서 먹지 않습니다. 바다와 바람과 햇볕과 ‘사람들 손길’로 선물처럼 얻어서 먹습니다.


  전기도 핵발전소도 군부대도, 게다가 대통령이나 판사나 대학교수나 학자가 없더라도, 누렇게 잘 익은 너른 들이 있으면, 누구나 즐겁게 밥 한 그릇을 나눕니다. 그러나, 누렇게 잘 익은 너른 들은 없으면서, 전기나 핵발전소나 군부대다 대통령만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예술이나 벽그림이 없어도 됩니다. 덩굴풀과 들풀이 있으면 넉넉합니다. 문화나 예술이나 사회는 먼 옛날부터 ‘돈’이 아니라 ‘삶’과 ‘숲’을 사랑으로 껴안는 즐거운 웃음으로 지었습니다. 4348.8.15.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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