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읽고 쓰다



  꽃을 노래하는 사람은 모두 꽃마음이 됩니다. 꽃마음이 되어 부르는 꽃노래를 듣는 사람은 누구나 꽃사랑이 됩니다. 꽃사랑이 되어 온누리를 바라보면 꽃말을 터뜨립니다.


  하늘을 노래하는 사람은 누구나 하늘마음이 됩니다. 하늘마음이 되어 부르는 하늘노래를 듣는 사람은 누구나 하늘사랑이 됩니다. 하늘사랑이 되어 온누리를 헤아리면 하늘말을 터뜨립니다.


  생각하는 대로 삶이 되고, 삶이 되는 대로 노래가 됩니다. 기쁜 노래를 부를 수 있고, 궂은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고운 노래를 부를 수 있고, 미운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어떤 노래를 부르든 모두 우리 삶이 드러납니다. 내가 드러내는 삶은 내 이웃한테 ‘내 삶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 이야기는 자꾸자꾸 퍼집니다.


  내가 부르는 노래는 언제나 ‘내가 듣는’ 노래입니다. 내가 부르는 노래는 언제나 ‘내가 듣고 싶은’ 노래입니다. 어떤 노래를 부르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어떤 노래를 부르든 이 노래는 바로 ‘내가 나한테 들려주는’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든 저 책을 읽든 스스로 아름다운 넋일 때에 아름다운 이야기를 누리면서 아름다운 하루를 짓습니다. 스스로 아름답지 못한 넋이라면, 남들이 아무리 아름답다고 하는 책을 손에 쥐어도 내 삶을 나 스스로 아름답게 짓지 못합니다. 이리하여 나는 ‘꽃을 읽고 쓰는’ 하루를 누리려 합니다. 나는 내 삶을 사랑하려는 사람이니까요. 4348.8.10.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 언저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