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37] 마음을 읽는 벗



  책을 읽는 사람이 줄어든다고 해도 아름다운 책은 꾸준하게 태어나고, 책을 즐기는 사람도 많습니다. 옛날에는 책을 손에 쥘 수 있는 사람이 드물었으나, 이제는 조금만 틈을 내고 돈을 들이면 어떤 책이든 손쉽게 읽을 수 있어요. 영어를 몰라도 한국말로 옮긴 책을 읽을 만하고, 한문을 몰라도 요샛말로 옮긴 옛글을 읽을 만합니다. 어린이도 책을 읽고, 할아버지도 책을 읽습니다. 누구나 ‘책읽기’를 합니다. 요즈음은 인터넷으로 온갖 글을 읽기도 해요. 글을 좋아하는 분들이 누리집에 올리는 글이라든지, 누리사랑방이나 누리모임에 올라오는 수많은 글이 있어서, 기쁘게 ‘글읽기’를 하지요. 책으로 묶은 글을 읽으니 책읽기이고, 책으로 따로 묶지 않으면서 쓴 글을 읽으니 글읽기예요. 마음이 맞는 살가운 동무가 어떤 느낌일까 하고 헤아리면 ‘마음읽기’입니다. 이웃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어떤 생각이 깃들었을까 하고 돌아보면 ‘생각읽기’이고요. 그러고 보면, 우리는 꿈읽기나 노래읽기나 영화읽기를 합니다. 문화읽기나 역사읽기나 인문읽기를 해요. 마을 한 곳이 걸어온 길을 짚으면서 마을읽기를 할 수 있고, 별읽기나 우주읽기를 해도 재미있습니다. 4348.7.29.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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