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꽃이 피는 늦여름



  늦여름에 부추꽃이 핀다. 부추꽃이 필 무렵 바람이 선선하게 바뀐다. 부추꽃이 한창 피어 하얀잔치를 이루면, 바야흐로 가을이라 할 만하다. 올해에는 모든 꽃이 지난해보다 이레나 보름쯤 일렀는데, 부추꽃도 꽤 일찌감치 꽃대를 올렸고, 꽃송이를 벌렸다. 마을 어귀 샘터에도 부추꽃이 가득가득 피었다.


  눈밝은 이가 있어 부추꽃으로 날과 철을 읽는다면, 오늘날 지구별 흐름이 이대로 갈 때에 어떻게 되는지 느끼리라. 눈맑은 이가 있어 부추꽃으로 삶과 꿈을 읽는다면, 오늘날 지구별 모습이 이렇게 갈 적에 어떤 벼랑으로 치닫는가를 느끼리라.


  온통 푸른 늦여름 밭자락에 작고 하얀 무늬를 그리는 부추꽃은 새삼스럽다. 가느다란 꽃대에서 자그마한 꽃이 벌어지지만, 천천히 소담스레 벌어지면서 눈부시다. 4347.8.23.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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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8-23 11:26   좋아요 0 | URL
부추꽃 정말 간만에 봅니다.^^
예쁩니다!!!

숲노래 2014-08-23 15:40   좋아요 0 | URL
맛으로도 좋고
눈으로 보아도 좋은
부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