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읽고 싶은 책



  우리 집 큰아이는 어머니나 아버지가 읽는 책을 따라서 읽고 싶다. 우리 집 작은아이는 누나가 읽는 책을 따라서 읽고 싶다. 우리 집 큰아이는 어머니와 아버지한테서 책을 물려받는다. 우리 집 작은아이는 누나한테서 책을 물려받는다.


  어버이인 사람은 어떤 책을 손에 쥐어 마음을 살찌울 때에 아름다울까. 어버이로 지내는 사람은 아이한테 어떤 책을 물려주면서 사랑을 빛내고 싶은가.


  오늘 내가 마시는 바람을 아이들도 곁에서 똑같이 마신다. 오늘 내가 들이켜는 냇물을 아이들도 곁에서 똑같이 들이켠다. 오늘 내가 바라보는 하늘과 숲을 아이들도 곁에서 똑같이 바라본다.


  아이들한테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책을 고르지 않는다. 나부터 스스로 눈빛을 키우면서 삶빛을 밝히고 싶기에 책을 고른다. 생각을 가꾸려고 책을 고른다. 꿈을 일구려고 책을 고른다. 이야기를 엮으려고 책을 고른다. 4347.6.2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