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0.5.


《배무이》

 최완기 글·김영만 그림, 보림, 1999.6.30.



1999년 여름에 책마을 일꾼으로 들어갔다. 내가 들어갈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 무엇인가를 살펴서 2/3쯤 미리 읽었고, 그곳에 들어가서 나머지를 마저 읽었다. 이러면서 이웃 출판사에서 나온 책도 하나하나 챙겨 읽는데, 이웃 출판사에서는 이런 나를 되게 뜬금없어 하며 “경쟁 출판사 책을 왜 읽어요?” 하고 묻더라. “경쟁이 아닌 이웃 출판사이고, 아름다운 책이니 즐겁게 읽을 뿐입니다.” 하고 대꾸했다. 이즈음 그림책 《배무이》를 처음 만났다. 갓 나온 책을 따끈따끈하게 보았지. 어느덧 스무 해가 흐른 오늘, 이 그림책을 작은아이가 좋아하겠다고 여겨 새삼스레 장만해서 건네니, 작은아이는 한 달 가까이 이 그림책을 날마다 들여다볼 뿐 아니라, 먼길을 마실할 적에 등짐에 챙겨서 다시 보고 또 들여다본다. 이 그림책을 지은 분이나 펴낸 이웃은 스무 해 뒤에도 이렇게 사랑받는 줄 알까? 스무 해도 지난 만큼 말씨를 조금 부드럽고 쉽게 손질해 주면 더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이 그림책이 있기에 “배를 만들다”가 아닌 “배를 뭇다”라는 말을 둘레에 할 수 있다. ‘배무이’란 그림책이 있으니 ‘조선·건조’가 아닌 바로 ‘배무이’란 말도 넉넉히 들려줄 수 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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