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9.28.


《한국의 하늘소》

 황상환 글·사진/자연과생태, 2015.5.15.



눈을 뜨면 눈앞에 흐르는 모습을 본다. 눈을 감으면? 아마 눈앞에 흐르는 모습을 못 보겠지. 그러나 눈을 감기에 마음에서 흐르는 숨결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자동차 곁에 서면 자동차 빛깔을 느끼고, 자동차에서 퍼지는 냄새를 맡을 텐데, 풀숲에 깃들면 풀이며 숲에서 피어나는 빛이랑 숨결을 맞이하리라. 《한국의 하늘소》를 꾸준히 들여다본다. 첫 쪽부터 끝 쪽까지 다 읽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하늘소한테 붙인 이름을 다 외울 수 없어, 하늘소를 만나는 날이면 하염없이 펼쳐 본다. 딱히 어느 하늘소인가 하는 이름을 찾으려는 마음보다, ‘이렇게나 갖가지 하늘소가 우리 곁에 이웃으로 있구나’ 하고 느끼고 싶다. 더구나 모든 하늘소가 이 도감에 담길 수 없다. 아직 《한국의 하늘소》가 담아내지 못한 하늘소가 있기 마련 아닐까? 나무를 쓰다듬으면서 생각한다. 우리 집 나무를 사랑하는 하늘소는 나무한테서 어떤 빛깔이며 숨결을 나누어 받을까? 풀줄기를 사랑하는 하늘소는 풀줄기에서 어떤 빛깔이랑 숨결을 누릴까? 하늘소하고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기에 하늘소 도감을 편다. 하늘소하고 벗으로 지내는 뭇풀벗을 만나고 싶으니 하늘소 도감이며 온갖 도감을 책숲에 갖추어 놓고서 틈틈이 들춘다. 그리고 맨발 맨손으로 마주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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