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혜
천미진 지음, 민승지 그림 / 발견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24


《식혜》

 천미진 글

 민승지 그림

 발견

 2019.5.24.



  어릴 적에 집에서 단술을 담글라치면 으레 사나흘은 가볍게 걸렸습니다. 끓이고 식히고 짜고 다시 끓이고 재우는데요, 손이 많이 가고 불도 많이 써야 합니다. 형하고 제가 무럭무럭 자라면서 일손을 거드니 어머니는 한시름을 덜을 수 있었겠지요. 그러나 단술을 마무를 즈음 언제나 “그래도 힘들어!” 하고 한말씀 하셨습니다. 그림책 《식혜》는 단술로 익는 흐름 가운데 한 자락을 재미나게 보여줍니다. 밥알이 그냥 밥알이 아니라, 저마다 다 다른 삶이 있고 생각이 있으며 신나게 놀면서 무럭무럭 익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요새는 집단술보다는 가게단술이 훨씬 흔할 텐데요,, 손수 담그든 돈으로 사다가 누리든, 단술이라고 하는 마실거리 하나에서 피어나는 이야기를 새롭게 마주할 수 있는 붓끝이 반갑습니다. 문득 ‘단술’이란 이름을 돌아봅니다. 어릴 적에 여쭈었지요. “어머니, 단술하고 식혜하고 감주하고 뭐가 달라요?” “다 같은 거야.” “네? 그런데 이름이 왜 달라요?” “나도 몰라. 이름을 하나만 써도 될 텐데 다들 그러더라.” 처음에는 ‘단술’이란 이름을 썼겠지요. 나중에 이 이름에 한자란 옷을 입혀 ‘감주·식혜’란 말이 생겼겠지요. 달달하면서 살짝 시큼한 밥단술을 짓던 손길이 새삼스럽습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