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9.14.


《금정산을 보냈다》

 최영철 글, 산지니, 2015.4.14.



여느 때에는 서울 오가는 시외버스가 하루에 다섯인데 한가위 앞뒤로 열이 넘더라. 참 많이들 시골을 다녀갔지 싶다. 올해에도 서울손님은 고즈넉한 시골 밤하늘에 폭죽을 터뜨리고 밤늦도록 와와거리며 놀더라. 참 궁금하다. 시골에서 밤에 놀 적에 폭죽 말고는 챙길거리가 없을까? 망원경을 챙겨서 별자리를 보면 훨씬 낫지 않을까? 읍내로 가는 시골버스에서 《금정산을 보냈다》를 읽었다. 달걀하고 감을 장만하려고 작은아이하고 읍내에 간다. 한가위 이튿날 시골 읍내는 매우 조용하다. 썰물이 되었다. 어쩐지 이 썰물이 반갑다. 시끌벅적 아닌 조용조용이 어울리는 시골이다. 모르는 노릇인데, 시골뿐 아니라 서울도 조용조용일 적에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아가기에 훨씬 좋지 않을까. 너무 많이 모여서 그만 북새통이 되고 말아 온갖 것이 뒤죽박죽이지는 않을까. 그나저나 시집 한 자락에 사자성어가 지나치게 자주 나온다. 1956년에 태어난 시쓴님은 영어는 거의 안 섞으나 툭하면 이런 한자말에 저런 사자성어를 섞는다. 1996년에 태어난 젊다는 시쓴님은 한자말이나 사자성어는 잘 섞지 못하지만 영어를 매우 잘 섞는다. 어느 쪽이든 말치레가 가득해서 시가 노래이기보다는 싱거운 멋부림잔치 같다. 시골에 폭죽 들고 놀러온 서울사람 같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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