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9.8.


《자전거 도시》

 앨리슨 파렐 글·그림/엄혜숙 옮김, 딸기책방, 2019.6.10.



해가 진 밤에는 별빛이 흐른다. 햇빛처럼 둘레를 다 밝히지 않더라도 별빛은 내가 앞으로 가려고 하는 길은 또렷이 밝힌다. 그러나 서두른다면 미끄러지거나 넘어지기 쉽다. 차분히 걷거나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면, 다른 불빛에 기대지 않아도 얼마든지 잘 갈 수 있다. 실비가 뿌리는 캄캄한 길을 자전거로 다녀온다. 곧 한가위여서일까. 구름에 달이며 별이 가렸어도 달빛이며 별빛이 길바닥에 잔잔히 퍼진다. 새삼스럽다. 그림책 《자전거 도시》를 생각한다. 자동차 도시가 아닌 자전거 도시라면, 이곳은 ‘걷는 도시’이자 ‘어울리는 도시’일 테지. 풀벌레 노래를 즐기는 도시이자 멧새가 내려앉아서 같이 쉬는 도시일 테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빈터가 있는 도시이겠지. 자동차가 있고 없고를 따지기보다는, 자동차를 어느 때에 얼마나 타면 좋은가를 헤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자동차만 달리는 찻길이 아닌, 자동차만 설 수 있는 빈터가 아닌, 어른도 아이도 새도 풀벌레도 개구리도 가만히 머물다가 제 길을 갈 수 있는 터전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자전거를 탄 사람도 애써 빨리 안 달리면 좋겠다. 더 빨리 달리려고 자전거를 타지는 않잖은가? 더 빨리 갈 길이 아니라, 노래하면서 즐거이 가는 길일 적에 아름답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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