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6.14.


《전라선》

 김지연 글·사진, 열화당, 2019.6.10.



‘사전 짓는 책숲’ 이야기글월을 띄우러 읍내에 나갔다. 오늘 문득 돌아보니, 1인소식지라 할 이야기글월을 손수 엮어서 종이로 뽑고는 복사집에 가서 복사를 한 다음, 글월자루에 주소를 적어 우체국에 가서 우표를 붙여 띄우는 일을 1994년부터 했더라. 스물여섯 해째인 셈이네. 이 일은 군대에 가서도 멈추지 않았다. 군대에서는 군사우편이라 우표값을 안 들이고 이야기글월을 이웃님한테 띄웠다. 나도 참 검질기게 이 길을 걸었네 싶으나, 이야기글월을 꾸준히 지켜보는 이웃님이 있으니 늘 새롭게 이야기를 지을 수 있었다고 느낀다. 시골버스를 타고 오가는 길에 《전라선》을 읽는다. 《감자꽃》에 이은 서학동사진관 김지연 님 사진이야기이다. 사진을 사진으로도 풀어내지만, 사진을 굳이 사진을 안 곁들인 이야기로도 풀어낸다. 사진에 담는 삶을, 삶이 되는 사진을, 사진으로 바라본 삶을, 삶을 담아내는 사진을, 자분자분 들려준다. 사전에서 ‘자분자분’을 찾으면 네 가지 낱말이 뜰 텐데, 이 가운데 ‘조용조용 찬찬’을 가리키는 ‘자분자분’이라 할 《전라선》이다. 마음으로 담아 손가락을 움직여 찰칵, 마음으로 다가서서 손가락을 놀려 사각사각, 찰칵질하고 사각질이 어우러지니 책이 하나 태어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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