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6.2.


《오끼나와, 구조적 차별과 저항의 현장》

 아라사끼 모리떼루/백영서·이한결 옮김, 창비, 2013.5.31.



아이들이 빵을 구우려고 반죽을 하다가 “아버지, 밀가루 다 떨어졌어요.” 하고 말한다. 얘들아, 밀가루가 어느 만큼 있는가를 살펴서 미리 말하렴. 다 떨어지고 나서야 말하지 말고. 이밖에 부엌살림에서 다 떨어진 여러 가지를 살핀다. 일요일 아침에 읍내를 다녀오기로 한다. 일거리를 챙겨 부랴부랴 시골버스에 오른다. 창문바람이 훨씬 좋은데 시골버스에서 굳이 에어컨을 튼다. 시골 어르신은 시골버스에서 에어컨을 틀어야 ‘문화생활’이라 여기신다. 무릎에 《오끼나와, 구조적 차별과 저항의 현장》을 얹고서 읽는다. 읍내에 닿아 볼일을 보러 움직이는 길에도 손에 책을 쥐고서 읽는다. 볕이 좋다. 후끈후끈 즐거운 기운을 나누어 준다. 바람은 바람대로 살갗을 보드라이 어루만진다. 아름다운 볕하고 바람이 어우러지니 덥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뿐 아니라, 이 상큼한 기운이 온누리를 고루 감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끼나와’도 ‘오키나와’도 아닌 ‘류큐(류우큐우)’이듯, 고흥이란 고장도 일제강점기에 갑자기 뒤틀린 이름인 ‘고흥’이요, 오랜 나날 ‘흥양’이란 이름이었다. 제국주의 일본 우두머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과 마을과 삶터를 마구 짓밟았을까. 오늘날 우리는 우리 삶터하고 마을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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