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5.25.


《어디 갔다 왔니?》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우순교 옮김, 논장, 2005.11.5.



보름 남짓, 몸갈이를 하는구나 싶다. 온몸이 뒤틀리고 이래저래 앓으면서 몸갈이를 한다. 이제 조금씩 가라앉으면서 몸을 쓰기가 수월하기는 하되, 오른팔은 덜 나았다. 이럭저럭 여러 일을 하더라도 자주 쉬어 준다. 오늘 아이들하고 책숲 들딸기를 훑는 길에는 차마 이 손을 쓰기가 벅차 아이들끼리 들딸을 훑으라 하고는 가만히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한다. 아버지랑 같이 따면 훨씬 많이 훑으나, 아이들끼리 따면 퍽 적게 훑는다. 아직 아이들이 풀밭을 헤치거나 안쪽까지 들여다보기는 만만하지 않은 듯하다. 그래도 둘 다 그릇 하나를 채우고도 더 채우며 실컷 누렸겠지. 《어디 갔다 왔니?》에 흐르는 말놀이하고 이야기가 새삼스럽다. 여러 이웃하고 동무한테 같은 말을 묻는데, 이웃이며 동무는 저마다 삶이 다르고 살림이나 생각이 다르니 어디를 가든 다르기 마련이요, 무엇을 보거나 느끼는 마음도 다르다. 아이하고 어른은 다르다. 둘은 다르지만 모든 어른은 아이였고, 서로 같은 사람이다. 두 아이는 서로 다르다. 그렇지만 같은 사랑이요 숨결이다. 우리는 어느 별에서 이 별로 왔을까. 우리는 이 별에서 어떤 마실길을 누리는 하루일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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