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5.11.


《연애편지》

 야마모토 소이치로 글·그림/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9.30.



들딸기를 훑으러 우리 책숲에 간다. 먼저 낫을 쥐고 등나무 덩굴을 잘라내면, 등나무 덩굴에 가려진 딸기 덩굴이 고개를 내민다. 한동안 등나무 덩굴에 가려서 햇빛을 못 보던 딸기 덩굴이 환하게 소리치며 반긴다. “이제 왔구나! 아 따뜻하고 시원하다!” 그늘자리에서도 잘 자라는 딸기 덩굴이지만, 볕자리에서 더욱 잘 자라는 딸기 덩굴이다. 더구나 딸기 덩굴은 우리 손길을 타면 더욱 기운을 낼 뿐 아니라 딸기알이 훨씬 굵다. 두 아이는 두 시간이 지나도록 낫질하는 재미에 들딸 훑는 놀이로 신난다. 한참 숲놀이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손발낯을 씻고 물 몇 모금 벌컥벌컥 마시면 우리도 시원하다. 《연애편지》를 읽는다.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은 《연애편지》라는 만화책이 나온 힘으로 그릴 수 있었다고 한다. 밀고 당기는 풋풋한 마음을 부드러우면서 상냥하게 잘 그렸구나 싶다. 밀당이란 얼마나 아기자기한가. 밀당을 하며 서운하거나 아플 수도 있지만, 밀당을 하는 동안 서로서로 조금 더 깊거나 넓게 바라볼 수 있기도 하다. 이리저리 춤추듯 움직이면서 시나브로 마음을 연다. 요만큼 연 마음으로는 안 된다. 활짝 여는 마음이어야 비로소 사랑이란 씨앗이 싹터서 줄기를 뻗을 자리가 생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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