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5.6.


《다시 시작하는 나비》

 김정란 글, 최측의농간, 2019.4.25.



득량만이란 바다가 있다. 이곳은 고흥하고 보성하고 장흥이 마주한다. 바다를 사이에 낀 이웃이지. 고흥군은 득량만 가운데 고흥 쪽 갯벌을 엄청나게 메꿔서 ‘고흥만’을 마련했다. 어마어마한 돈을 들였는데, 논으로 삼겠다던 갯터에 뜬금없이 비행시험장을 때려짓고, 태양광발전소까지 마구 세운다. 무엇이 바르거나 즐겁거나 아름다운 길일까? 고흥군하고 전라남도청하고 국토해양부하고 국방부는 손을 맞잡고 ‘고흥만 매립지’에 ‘무인 군사 드론 시험장’을 밀어붙이려 하며, 벌써 삽차를 끌어들였다. 득량만을 사이에 둔 장흥·보성 이웃이 고흥에 찾아와서 도요새를 같이 지켜보고, ‘경비행기시험장 반대 월요집회’를 함께했다. 벌서 이태가 넘는 집회. 고흥군은 나랏돈 1100억 원을 끌어들여 ‘스마트팜’을 짓겠다는데, 이 터에 ‘석탄재(화력발전소 석탄폐기물)’를 마구 들이붓는다. 석탄재로 바닥마감을 하고, 유리온실을 지어, ‘스마트품 수경재배’를 하겠단다. 하루 내내 바람을 맞으며 《다시 시작하는 나비》를 틈틈이 읽었다. 새옷 입은 시집을 천천히 읽었다. 다시 날갯짓하는 나비가 될 수 있을까? 다시 파랗고 아름다운 하늘이며 바다를 찾을 수 있을까? 다시 노래하는 숲을 지을 수 있을까? 다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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