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5.5.


《바닷마을 다이어리 5 남빛》

 요시다 아키미 글·그림/이정원 옮김, 애니북스, 2013.6.28.



바다에서 놀고 온다. 마을 어귀 배롱나무 그늘에서 택시를 기다린다. 배롱나무는 잎이 차츰 퍼지고, 머잖아 꽃을 피울 듯하다. 이 꽃이 지면 어느새 저 꽃이 피는 흐름이다. 저 꽃이 지면 바야흐로 온갖 나무에서 열매를 맺겠지. 택시로 가볍게 달려가는 발포 바닷가에 천막이 둘 보인다. 다른 사람하고 섞이지 않으려고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서 짐을 내려놓는다. 바닷물에 잠기기 앞서 몸풀기를 하고, 한 발 두 발 바다하고 한몸이 되어 본다. 아직 물이 차지만 헤엄놀이는 신나고, 삼치하고 여러 물고기가 폴짝폴짝 튀어오르는 모습도 지켜본다. 새끼 물고기 하나는 내 손바닥까지 올라와서 놀고, 모래바닥에서 게가 발가락을 물기도 한다. 다들 기운을 쏙 빼고 집으로 돌아와 철이른 수박을 먹는다. 나는 물만 마시고 저녁을 차린 뒤에 눕는다. “쪽빛”으로 옮겨야 할 《바닷마을 다이어리 5 남빛》을 읽었다. 오월바다는 꽃가루가 넘실대는 쪽빛이다. 쪽빛바다는 까르르 웃으며 노는 모든 이웃을 반긴다. 너르게 품고 따스히 안는다. 만화책에 나오는 사람들도 서로 품고 안기면서 마음을 놓는다. 가만히 보면 줄거리는 너무 싱겁게 ‘잘 풀리고 맺는’ 터라 살짝 따분하다. 고빗사위 없이 잔잔하기만 하달까. 물결이 치면서도 고요한 바다일 텐데.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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