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무의 無衣


 얼핏 ‘무의(無衣)’로 보이다 → 얼핏 ‘벗은’ 듯이 보이다

 無衣(무의)인 생활 → 옷이 없는 살림 / 알몸인 살림


  사전에 ‘무의(無衣)’라는 한자말은 없습니다. 중국말에서 따온 한문이지 싶습니다. 한국말로는 ‘빈옷·빈몸’이나 ‘알몸’이나 ‘홀가분’으로 옮겨야지 싶어요. 때로는 ‘(옷을) 벗다’나 “(옷을) 안 입다”로 풀어낼 만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무의’를 다섯 가지 더 싣는데, 모두 털어냅니다.



무의(無依) : 1. 집착하는 데가 없음 2. 기댈 데가 없음

무의(無意) : 의지가 없음 = 무의지

무의(無義) : 1. 아무 값어치나 의의가 없음 = 무의미 2. 예의가 없음 3. 신의나 의리가 없음

무의(舞衣) : 춤을 출 때 입는 옷

무의(舞儀) : 궁중 춤의 모든 의식 절차를 통틀어 이르는 말



문득 수평선에서 무의無衣를 찾아 길을 나서고 싶다

→ 문득 물끝에서 빈옷을 찾아 길을 나서고 싶다

→ 문득 바다끝에서 알몸을 찾아 길을 나서고 싶다

→ 문득 물끝에서 빈몸을 찾아 길을 나서고 싶다

→ 문득 바다끝에서 홀가분히 길을 나서고 싶다

《동네 한 바퀴》(하재일, 솔, 2016) 2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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