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3.16.


《소말리와 숲의 신 3》

 구레이시 야코 글·그림/서은정 옮김, 대원씨아이, 2019.3.31.



일산마실을 간다. 올해로 다섯 살이 된 동생도 보러, 이모랑 이모부도 보러 간다. 아이들은 아침 일찍 길을 나설 적에 늦지 않겠다면서 어제 일찍 잤고, 새벽 두 시 무렵부터 눈을 말똥말똥 뜨고 동이 트기를 기다렸단다. 훌륭하네. 아이들은 먼먼 버스길에 읽을 책을 챙기지 않는다. 예전에는 버스에서 곧잘 책을 읽더니, “버스에서 책을 읽으면 어지러워. 책도 눈에 안 들어와.” 한다. 아버지는 버스이고 기차이고 아랑곳하지 않는다. 저녁이 되면 아이들이 틀림없이 책을 고파 하리라 여기면서 《소말리와 숲의 신》 세걸음을 챙겼다. 버스하고 전철에서 읽자니, 아이들이 궁금한 눈빛으로 “다 보면 이따 보여주셔요.” 하고 노래한다. 첫걸음 두걸음에 이어 세걸음을 맞이한 소말리랑 숲님 나들이는 더 깊고 너른 길을 다니면서 새로운 이웃을 마주한다. 낯선 터에서 처음 보거나 듣거나 먹는 여러 가지를 뜻깊은 하루로 아로새긴다. 소말리는 숲님을 아버지로 여긴다. 낳은 이만 어머니나 아버지가 아니다. 곁에서 사랑으로 돌볼 줄 안다면 누구나 어머니 아버지가 된다. 숲님은 그동안 숲을 돌보는 삶길만 걷느라 어버이 마음을 하나도 몰랐으나, 소말리를 곁에 두고 나들이를 하면서 새로운 사랑하고 살림을 하나하나 배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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