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씁니다 ― 35. 빛



  굳이 말로 할 까닭이 없고, 애써 글로 적어야 할 뜻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말을 하고 글을 써요. 뭔가 자꾸 합니다. 해가 뜨면 해를 볼 노릇이요, 별이 돋으면 별을 보면 됩니다. 무슨 군더더기가 더 있을까요. 곰곰이 생각합니다. 눈을 감고 하늘을 그립니다. 물 한 모금을 머금다가 바람을 마십니다. 우리 몸은 무엇을 바랄까요. 무엇을 먹거나 마셔야 몸이 반길까요. 더 많이 겪거나 해야 더 잘 하지 않습니다. 덜 겪거나 아직 못 해보았다지만 얼마든지 훌륭히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있기에 하고, 마음이 없기에 못 하는 삶이라고 느껴요. 이러면서 ‘빛’이라는 낱말을 굳이 글로 풀이를 해봅니다. 뜻풀이를 하자고 마음을 품은 지 이틀이 걸렸습니다. 이틀을 걸려 ‘빛’을 풀이하고 보니, ‘빛’을 노래하는 꽃씨를 마음밭에 심고 싶더군요. 차곡차곡 씨앗을 심어 봅니다. 말풀이가 넌지시 스미도록, 굳이 대놓고 밝히지 않아도 이 노래꽃을 읽을 어린이 이웃하고 상냥하게 하루를 그리자고 꿈을 꿉니다. 이러고서 열흘쯤 지났을까요. ‘빛’이라는 동시를 일본글로 옮기자는 생각이 듭니다. 누리그물 일본말사전 힘을 빌려서 신나게 옮깁니다. 일본말로는 한국말을 어떻게 읽는지 소리도 들어 가면서 낱말을 하나하나 엮습니다. ‘히카리’였네 하고 새삼스레 혀에 얹습니다. 어느 일본 만화책에 나오는 아이 이름이 ‘히카루’였다고 떠오릅니다. 빛을 품은 아이라면 빛순이나 빛돌이가 되겠군요. 깊은 밤에, 별이 아주 눈부신 밤에, 빛을 두 손에 담습니다. ㅅㄴㄹ




해가 뜨니 나타나

눈을 뜨니 보여

온누리를 새롭게 덮어

마음이 참 환해


밤이 가니 낮

낮이 흐르니 밤

깊이 자니까 기운나고

기운 빠지면 푹 자네


처음 드리우니 눈이 부셔

도드라지도록 반짝반짝

매끄러우면서 속까지 비추고

초롱초롱 동글거리네


곧게 뻗고 죽죽 나아가네

닿으면 살살 간지럽다가

스며들 때마다 따뜻따뜻

알록달록 물들이는 고운 무늬



ひかり


日が昇るとめると現れね

目を開けると見えるね

全世界を新たに覆って

心がほんとに明るくね


夜が過ぎるとひる

ひるが行ったら夜

深くねるてるからげんきずいて

げんきがおちると

ぐっすり入ねいるね


初めて垂れるから目がまぶしいね

浮き出しようにぴかぴか

滑らか、の中まで照らして

きらきらまるいね


まっすぐに伸ばしてぐんぐん進むね

ふれるとそろりとくすぐったいて

しみこむごとにあたたかいあたたかい

いろさまざまに染めるきれいなもよう


(숲노래/최종규 . 노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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