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3.8.


《토요일의 기차》

 제르마노 쥘로, 알베르틴 글·그림/이주희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2013.12.23.



이제는 바람이 확 바뀌었다. 일월 한복판을 지날 즈음에는 철바람이 슬슬 바뀌려는 낌새였고, 이월 한복판을 지날 무렵에는 철바람이 거의 바뀌려는 느낌이었다면, 삼월 한복판이 가까우니 철바람이 확 기운다. 이제는 오롯이 바다에서 뭍으로 부는 바람이다. 이 바람을 맞으면서 면소재지 우체국으로 자전거를 달린다. 며칠 사이에 새로 쓴 동시를 흰종이에 반듯반듯 옮겨적어서 이웃님 여럿한테 부친다. 노래를 담은 글월은 여러 고장으로 두루 날아가겠지. 아니, 자동차나 기차에 실려 골골샅샅 달리겠지. 작은아이가 지난달 순천 ‘책방 심다’에 마실을 가서 장만한 《토요일의 기차》를 편다. 작은아이는 아버지가 꽤 예전에 사진책 자료로 삼으려고 사둔 ‘일본 철도 사진책’을 저녁마다 펴면서 같이 읽자고 한다. 아버지가 일본글을 읽어서 한국말로 옮겨 달라 한다. 기차가 얼마나 좋다고 여기는가 하고 생각하면서, 내 어릴 적을 되새긴다. 시외버스에서는 툭하면 멀미를 했으나 기차에서는 용하게 멀미를 안 했다. 왜 기차멀미는 없었나 돌아보면, 기차는 신호에 매이지 않고 다른 기차에 얽히지 않으면서 비슷한 빠르기로 곧게 달린다. 열흘쯤 뒤에 일산 사는 이모네에 놀러간다는 생각으로 글월도 동시도 쓰는 작은아이가 사랑스럽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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