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다가온 모든 시간
양해남 지음 / 눈빛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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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48


《내게 다가온 모든 시간》

 양해남

 눈빛

 2018.12.20.



  그림은 붓질을 차곡차곡 하면서 태어납니다. 사진은 단추질을 자꾸자꾸 한대서 태어나지 않습니다. 어느 한때에 빈틈이 없도록 찰칵 하고 누르고서 사진기를 내려놓을 줄 알아야 비로소 사진이 태어납니다. 오직 한 칸에 하나로 이야기를 담아내자면 숱한 단추질 끝에 하나를 추리기도 하지만, 바로 하나를 한 칸으로 얻기까지 숨을 죽이고 기다리거나 살핀 끝에 문득 사진기를 쥐어 찰칵 하고 찍고서 내려놓곤 합니다. 소설로 펴는 이야기는 차곡차곡 즐거리를 보태고 이어서 엮는다면, 시로 펴는 이야기는 알맞게 맺거나 끊어야 합니다. 더 많은 줄거리나 말마디가 아닌, 꼭 그만큼 있어야 할 몇 마디로 들려주는 이야기가 시예요. 《내게 다가온 모든 시간》은 사진 한 자락에 시 한 자락을 모두어 이야기를 폅니다. 삶 한 자락을 두 갈래로 보여주되, 꼭 이만큼이면 넉넉하다 싶도록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우리한테 다가온 모든 때를 아우르되, 한 줄 두 줄로 끝맺습니다. 우리가 다가서는 모든 길을 돌아보되, 한 걸음 두 걸음으로 멈춥니다. 사진을 찍으려면 시를 써야겠습니다. 시를 쓰려면 사진을 찍어야겠습니다. 이러면서 삶을 사랑해야겠지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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