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2.22.


《울프 와일더》

 캐서린 런델 글/백현주 옮김, 천개의바람, 2019.2.1.



곁님은 서울로 마실을 간다. 나는 아이들을 이끌고 순천으로 마실을 간다. 아이들하고 다닐 적에는 노래를 안 듣고 걷다 보니, 순천 시내가 찻소리로 얼마나 시끄러운지 새삼스럽다. 혼자 다닐 적에는 늘 노래를 들으니 이런 소리를 다 막고 살았구나. 길에서는 찻소리로 시끄러우니 요즈음 어버이는 하나같이 아이들을 자가용에 태워서 다닐 수 있겠네 싶다. 적어도 ‘내 차’에서는 딴 찻소리가 적게 들릴 테니까. 다른 찻소리가 워낙 시끄러우니 자동차를 모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라디오나 노래를 크게 틀어 놓겠네 싶다. 《울프 와일더》를 읽는데 잘 안 넘어간다. 옮김말이 매우 아쉽다. 어린이 눈높이로 가다듬지 못한 티가 많이 난다. 어른끼리 쓰는 말을 아이들도 나중에 배워야 한다고 여기기보다는, 어른끼리 쓰는 말부터 한결 부드러우면서 쉽고 알맞게 가다듬는 길을 갈 수 없을까? 다들 그런 말씨를 쓰니까 그냥 쓰지는 말자. 하나씩 바꿔 보자. 러시아 깊은 숲에서 늑대를 사랑하는 아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다들 그냥 쓰는 ‘어렵고 딱딱한 어른들 말씨’에 길들고 싶은 ‘늑대순이’일 수 없겠지. 늑대하고 마음을 열면서 늑대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길을 걸었겠지. 자동차를 멈추고 별빛에서 피어나는 소리를 같이 듣자.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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