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1

어느 한 가지 책이 100만 권 팔리기보다 100가지 책이 1만 권씩 팔려야 더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제법 늘었다. 예전에는 이런 말을 하는 이가 드물었다. 예전에는 으레 잘 팔리는 책만 말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자. 100만 가지 책이 100만 권씩 팔리면 어떨까? 무척 재미나지 않을까? 1000만 가지 책이 1000만 권씩 팔리면 또 어떨까? 몹시 놀랍지 않을까? 1억 가지 책이 1억 권씩 팔린다면 숲이 안 남아나겠다고 여길는지 모른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라. 책은 종이책만이 아니다. 누리책이 있다. 사람책이 있고, 삶책과 사랑책이 있다. 나무하고 풀하고 꽃도 저마다 책이다. 나비하고 풀벌레하고 새도 따로따로 책이다. 이야기를 펼 수 있기에 책이다.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널리 물려줄 수 있으니 책이다. 바람이라는 책을 1억 사람이나 10억 사람이 읽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별이라는 책을, 바다라는 책을, 숲이라는 책을, 구름하고 비라는 책을, 이슬하고 눈물이라는 책을, 춤하고 웃음이라는 책을, 100억 사람이 함께 읽으면 얼마나 멋스러울까? 2006.9.3.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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