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현혹 眩惑


 남의 말에 현혹되다 → 남 말에 홀리다

 부와 권세에 현혹된 것은 아니었었다 → 돈과 힘에 홀리지는 않았다

 보는 이의 눈을 현혹했다 → 보는 이 눈을 사로잡았다


  ‘현혹(眩惑)’은 “정신을 빼앗겨 하여야 할 바를 잊어버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때에는 ‘홀리다’나 ‘사로잡히다’로 손질합니다. 수수하게 “넋을 빼다”라 할 만하고, ‘꾀다’나 ‘낚다’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사람을 현혹시키고는 좋아하는

→ 사람을 홀리고는 좋아하는

→ 사람을 꾀고는 좋아하는

→ 사람 넋을 빼고는 좋아하는

→ 사람을 부추기고는 좋아하는

《백귀야행 3》(이마 이치코/강경원 옮김, 시공사, 1999) 216쪽


난 그동안 보이는 것에 현혹되어 지극히 일부의 소리만 듣고 있었던 게 아닐까

→ 난 그동안 보이는 모습에 홀려 아주 작은 소리만 듣지 않았을까

→ 난 그동안 보이는 모습에 사로잡혀 아주 작은 소리만 듣지 않았을까

《유리가면 46》(미우치 스즈에/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1) 18쪽


요즘은 채소와 과일이 시도 때도 없이 쏟아져나와 우리를 현혹하지만

→ 요즘은 남새와 과일이 아무 때나 쏟아져나와 우리를 사로잡지만

→ 요즘은 남새와 과일이 철도 없이 쏟아져나와 우리를 홀리지만

《문숙의 자연식》(문숙, 샨티, 2015) 55쪽


두세 배 더 벌 수 있다는 것에 현혹되어

→ 두세 곱 더 벌 수 있다는 말에 이끌려

→ 두세 갑절 더 벌 수 있다는 데에 휩쓸려

→ 두세 곱 더 벌 수 있다는 말에 꾀여

→ 두세 갑절 더 벌 수 있다는 말에 낚여

《역설의 세계사》(이정용, 눈빛, 2015) 33쪽


화려한 단어, 유려한 문장에 결코 현혹되지 않는 그의 통찰은 그의 무식에서 온 것이다

→ 그는 배우지 않아서 눈부신 말, 빛나는 글에 조금도 홀리지 않으면서 꿰뚫어본다

→ 그는 안 배웠기에 아름다운 말, 미끈한 글에 하나도 사로잡히지 않으며 꿰뚫는다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신영복, 돌베개, 2017) 24쪽


나도 성장해. 다른 것에 현혹되는 건, 이제 끝이야

→ 나도 자라. 다른 것에 홀리는 짓, 이제 끝이야

→ 나도 커. 다른 데에 사로잡히는 짓, 이제 끝이야

《드래곤볼 슈퍼 8》(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18) 18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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