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2.3.


《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

곽재구 글, 문학동네, 2019.1.25.



시인 곽재구 님은 순천에 있는 마을책집 〈책방 심다〉 단골이라고 한다. 이녁은 새로운 책을 내놓으면 이녁 책에 이름을 적어서 이녁 단골 마을책집에 한 권씩 선물로 준단다. 전남 고흥에는 마을책집이 딱히 없으니 순천으로 마실을 가서 나도 이곳에 내 새책을 으레 한 권씩 이름을 적어서 선물로 드리곤 한다. 책선물을 하며 생각한다. 시인이든 소설가이든, 이런 책이나 저런 사전을 내는 사람이든, 저마다 제 고장 마을책집 몇 곳을 단골로 삼아서 사뿐사뿐 마실을 하고 책선물을 나누는 살림이란 매우 즐거우리라고. 《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를 순천 마을책집에서 장만한다. 고흥으로 돌아오는 시외버스에서 읽는다. 냇물살 같은 이야기를, 또는 냇물살에 띄우는 이야기를, 또는 스스로 냇물살이 되고픈 이야기를 한 줄 두 줄 읊는다. 우리 몸은 물로 이루어졌다. 어쩌면 우리는 언제나 냇물살일 수 있다. 바다일 수 있고, 빗물이며 이슬일 수 있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모습인 물빛이면서 숨빛이요 사랑빛이자 이야기빛은 아닐까? 그나저나 설을 앞두고 순천마실을 했다가 자칫 고흥으로 못 돌아올 뻔했다. 이런 때에는 시외버스에 빈자리 하나 없구나. 시골버스도 택시도 모두 부산한 설대목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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