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요정들의 세상 나들이 World Classics (책찌) 2
시빌 폰 올페즈 지음, 신현승 옮김 / 책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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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60


《뿌리 요정들의 세상 나들이》

 시빌 폰 올페즈

 신현승 옮김

 책찌

 2017.3.20.



  겨울이 한고비에 이르면 들풀은 하나같이 납작 엎드릴 뿐 아니라 뿌리를 빼놓고 모조리 시들기 마련입니다. 겨울에 살짝 내미는 포근한 햇볕을 받으면서 고개를 내밀려던 민들레는 찬바람에 다시 흐물흐물합니다. 언제쯤 따스한 바람으로 바뀌려나 하고 기다립니다. 사람도 풀도 나무도 풀벌레도 새도 짐승도 다 같이 새봄을 기다려요. 《뿌리 요정들의 세상 나들이》는 새봄을 기다리는 ‘뿌리깨비’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겨우내 깊이 잠든 뿌리깨비는 새봄을 맞이한 뒤부터 즐기고 싶은 놀이랑 일을 마음으로 그린다고 해요. 새봄이 되어 ‘어머니 땅’이 하나하나 깨우면 저마다 겨우내 그리던 푸나무를 찾아가서 톡톡 잠을 깨우고, 푸나무 곁에서 잠든 뭇목숨도 하나둘 깨운다고 해요. 상냥한 이야기를 따라가노라면 우리 삶이랑 봄겨울 이야기가 맞물리지 싶어요. 밤낮이 얽힌 수수께끼도 뿌리깨비 살림살이에서 엿볼 만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옮김말 하나는 참 아쉽습니다. 어린이가 읽기에 알맞지 않고, 한국 말씨답지도 않아요. 새봄을 맞이하는 말씨로 다시 가다듬을 수 있다면, 여름을 노래하고 가을을 춤추는 기쁜 숨결을 담아내는 말씨로 새로 손볼 수 있다면 반갑겠습니다. 우리가 쓰는 모든 말에는 하루를 고이 가꾸고 싶은 꿈이 깃듭니다. 서로 나누는 말 한 마디에는 생각을 빛내는 사랑이 서립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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