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손택을 안 읽는 뜻


​나는 수잔 손택이라는 분이 쓴 글을 안 읽는다. 이녁이 쓴 책 가운데 영어로 된 책은 헌책집에서 눈에 뜨이면 장만해 놓으나, 굳이 읽지는 않는다. 이녁이 사진을 놓고서 쓴 책을 읽으며 ‘사진을 보는 눈’이 아니라 ‘사진을 시샘하는 눈’을 느꼈다. 뭣하러 시샘을 하는 눈으로 글을 쓰고 사진을 말하려 했을까. 나로서는 모를 노릇이다. 이러다가 오늘 문득 느낀다. 시샘하는 눈으로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사람한테서는 배울 건덕지가 없다. 아마 한 가지는, ‘시샘이란 마음에서는 어떤 삶도 사랑도 살림도 못 배운다’는 대목을 배우겠지. 사진길을 걸으면서 삶길을 걸은 사람들을 굳이 시샘하지 말고 수잔 손택 스스로 사진기를 쥐고서 즐겁게 이웃을 사진으로 담아 보는 길을 좀 걸었다면, 시샘글 아닌 사랑글을 썼을 테고, 그 사랑글은 사진을 사랑하는 뭇사람한테 새롭게 이슬떨이가 될 만하리라 본다. 오직 사랑하는 눈길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오로지 사랑하는 손길로 글을 쓸 수 있다. 오롯이 사랑하는 마음길로 살림을 지을 수 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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