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1.7.


《행복한 타카코 씨 3》

 신큐 치에 글·그림/조아라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18.12.15.



바람이 부는 소리를 듣고서 기뻐할 수 있다면, 바람이 참새 깃털로 파고드는 소리를 듣고서 반길 수 있다면, 바람이 묻은 참새 깃털이 나뭇잎을 스치면서 팔락거리는 소리를 듣고서 노래할 수 있다면, 하루가 무척 다르리라 본다. 개미가 먹이를 들고서 기어가는 소리를 듣고서 까르르 웃는다면, 제비꽃이 지고 맺은 씨앗이 퐁 터져서 곳곳으로 퍼지는 소리를 듣고서 하하하 웃는다면, 이제 막 번데기에서 빠져나와 천천히 새 날개를 펴려고 하는 나비가 햇살이 눈부셔 더듬이를 까딱이는 소리를 듣고서 호호호 웃는다면, 그야말로 온삶이 달라지겠지. 《행복한 타카코 씨》 세걸음을 읽으면서 내가 듣는 소리를 하나씩 떠올린다. 내가 듣고자 하는 소리도, 내가 스스로 내는 소리도, 내가 아이들한테서 듣거나 아이들한테 들려주는 소리도, 어느 때에 곱거나 싱그러운가 하고 되새긴다. 그린이가 빚은 다른 만화책 《와카코와 술》도 가만히 헤아리면 ‘소리를 듣고’ 삶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려는 몸짓이 흐른다고 느낀다. 어쩌면 우리가 즐겁거나 아름답다고 여기는 모든 이야기에는 맑게 울리는 소리가 깃들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소리를 듣는 우리 스스로 포르르 떨면서 기쁜 소리를 내지 않을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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