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1.3.


《안녕, 동백숲 작은 집》

 하얼과 페달 글·사진, 열매하나, 2018.11.29.



2016년에는 ‘풀’이란 낱말을 새롭게 풀이하면서 기뻤고, 2019년으로 접어들어 ‘꽃’이란 낱말을 새롭게 풀이하면서 기쁘다. 여느 사전은 뜻풀이가 퍽 엉성하고 낡았다. 그런데 여느 사전은 이런 바탕말을 다시 풀이하거나 새로 바라볼 겨를이 없는 듯하다. 작은아이가 저녁을 손수 차린다 하기에 몇 가지를 알려주고서 저녁자전거를 달린다. 면소재지 가게로 땅콩을 장만하러 간다. 자동차 하나 없는 깜깜한 길을 홀로 달린다. 예전에는 노래하며 자전거를 탔으나 요새는 별바라기 하면서 느긋이 달린다. 새까만 빛을 듬뿍 맞고서 집으로 돌아온 뒤에 《안녕, 동백숲 작은 집》을 편다. 고흥 곁에 있는 장흥에서 숲살이를 했던 분들이 적은 이야기라 한다. 아직 서른이 안 된 나이로 이쁘게 숲살이를 하셨구나 싶으면서도, ‘아직 서른이 아닌’ 나이라서 ‘시골스런 차림새’를 살짝 창피하게 느꼈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적는다. 기저귀 빨래가 꽤 벅차셨을 텐데, 두 아이 기저귀를 빨래틀 없이 오롯이 해낸 내가 이분들 이웃이었으면 더 수월히 거뜬히 손빨래하는 길을 알려줄 텐데 싶기도 하다. 그러나 몸으로 부딪히기에 배우고, 몸소 넘어지고 아프기에 새로 일어날 수 있을 테지. 두 숲님이 두 아이랑 숲을 노래하는 앞길이 꽃바람 불기를.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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