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23.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이반 일리치 글/허택 옮김, 느린걸음, 2014.9.5.



내가 쓴 우리말 이야기책을 깊이 읽어 준 고등학교 벗님이 있다. 지난해였나 올해부터 이 벗님하고 누리글월을 주고받는다. 꾸준히 글월을 나누다가 어느 때에 문득 잊었는데 어제 새 글월을 받고는 아차 싶었다. 다른 일을 미루고 덧글월부터 쓰기로 한다. 새해에 수학을 익히는 대학교에 들어간다고 하기에, 앞으로 고등학생 때하고 다르게 우리말을 사랑하면서 수학이란 배움길을 갈고닦는 마음을 어떻게 돌보면 즐거울까 하는 이야기를 한참 썼다. 글종이로 쉰 쪽 남짓 되지 싶은 글월에 ‘바르게 쓰는 우리말’이 아닌 ‘즐겁게 삶을 지으며 쓰는 사랑말’을 줄거리를 담았다. 새해 1월 12일에 충남 선생님들하고 이야기꽃을 펴기로 했는데, 그때에 이 글을 챙겨 가기로 한다. 싱그러운 겨울바람을 느끼며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를 읽는다. 이반 일리치 님 책은 언제 어느 책을 읽어도 반갑다. 슬기로운 어른이자 따스한 말벗이라고 느낀다. 비록 이 땅에 더는 없어도 이녁이 남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스스로 나를 쓸모있게 가꾸’고 ‘바로 내가 스스로 쓸모없게 내팽개친다’는 얼거리를 새삼스레 배운다. 스스로 전문가 길을 안 걸을 적에, 살림지기나 사랑님으로 하루를 지을 때에 ‘쓸모’라는 자리가 확 달라진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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