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22.


《내 이야기!! 1》

 카와하라 카즈네 글·아루코 그림/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3.9.15.



큰아이가 어머니하고 뜨개살림을 한다. 그동안 어깨너머로 뜨개놀이를 했다면 이제는 어엿이 살림이다. 뜨개살림을 함께하는 큰아이는 밤이 깊은 줄 모르고, 배고픈 줄 잊는다. 이런 모습을 두고서 아름답다고 하리라. 살림을 지어서 물려주고, 살림을 배우며 물려받는 몸짓. 《내 이야기!!》 첫걸음을 읽는다. 무슨 이야기이기에 “내 이야기”라 하나 싶더니, 두 사내가 열네 해를 이어온 즐거운 살림길에 새롭게 스며든 가시내하고 어우러지는 이야기이다. 한 사내는 가시내하고 어울려 놀기에 마음이 없고, 다른 사내는 가시내하고 어울려 놀기를 바라지만 어느 가시내도 선뜻 다가와 주지 않는다. 다들 두 사내를 놓고서 곱게 생기고 반듯하게 일을 매듭짓는 쪽이 좋다고 여길 뿐, 덩치 있고 힘이 세며 착하게 살아가는 쪽은 좋다고 여기지 않는다. 이러다가 겉모습을 넘어 속마음을 읽고 아끼는 가시내가 두 사내 사이에 나타난다. 이야기를 죽 살피면 세 아이 가운데 어느 한쪽이 앞장서서 실타래를 푼다기보다, 세 아이가 저마다 저희 눈길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서로 상냥하게, 서로 따뜻하게, 서로 참하게, 서로 즐겁게 한 올 두 올 새롭게 걸어가면서 이야기가 꽃으로 피어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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