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론 - 인문연대의 미래형식
김영민 지음 / 최측의농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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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60


《동무론》

 김영민

 최측의농간

 2018.11.15.



공부하고 사랑하는 이들이여, 진지하고 성실하게 의도하여라. 네 꽁지 뒤로 상처와 어리석음이 는개처럼 피어오르리라. (21쪽)


도대체 사람들은, 어떻게, 왜, 약속을 지키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일까? (119쪽)


동무의 길은 군주와 나비의 길, 강자와 약자의 길이 알지 못하는 새 길이다. (160쪽)


반복되지 않는 행동을 일러 용서할 수 있는 실수라고 하는데, 반복을 용서할 수 없는 것은 고장난 기계를 용서하지 않고 수리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188쪽)


누구든, 김현을 말할라치면 곧 술(酒)을 말했다. 내가 모르는 그 술자리들은 오직 실없는 추정 속에서야 가능해지는 잉여의 빛을 발했고, 주정(酒精)으로 빚은 듯한 그 소문 속의 낭만주의는 김현의 인간미에 겹의 아우라를 보탰다. (378쪽)


교환의 중요한 배경은 시선(視線)이다. 시선과 교환은 조용하거나 마찰하며 공생하거나 갈등한다. (529쪽)



  우리는 모두 배우는 사람입니다. 아이는 어른한테서 말을 배우고, 어른은 아이한테서 사랑을 배웁니다. 하루하루 말을 배우면서 생각을 어떻게 펴면 좋은가 하는 길을 깨닫습니다. 날마다 사랑을 배우면서 살림을 어떻게 지으면 아름다운가 하는 길을 깨우칩니다.


  학교라는 곳에 다녀도 배우고, 집이나 마을에서 살아도 배웁니다. 바라보는 모든 것을 배우고, 손에 쥐거나 만지는 모든 것도 배워요. 바람 한 줄기를 배우고, 꽃 한 송이를 배우며, 밥 한 그릇을 배웁니다.


  때로는 책을 펴서 배워요. 이웃이 온삶을 바쳐 지은 책을 두 손에 펼쳐서 차근차근 읽으며 배웁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새롭게 책을 지어서 더 배울 뿐 아니라, 이웃이 배울 수 있는 길도 틉니다.


  《동무론》(김영민, 최측의농간, 2018)이라는 책은 글쓴이 스스로 배움길을 걷는 하루를 갈무리합니다. 학자라는 자리에서 어떻게 배우는가를 가만히 들려줍니다. 이렇게도 생각하다가 저렇게도 바라보면서 배웁니다. 이 사람을 만나다가 저 사람하고 부대끼면서 배웁니다. 어른하고 술자리를 하다가 동무하고 술잔을 부딪히면서 배웁니다.


  모든 배움자리는 삶자리예요. 배우는 곳이 스스로 살아가는 곳이에요. 배우기에 살아갈 수 있고, 배우는 나눔길을 함께 가꾸지요. 그런데 이 책 《동무론》은 꽤 어수선합니다. 마땅히 어수선할 수밖에 없는데, 배우는 길이거든요. 배우기에 이리 치이고 저리 넘어져요. 이렇게도 살피고 저렇게도 파니까 어수선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 배움길을 지나 어느 만큼 생각을 다스리는 때에는 한결 부드러우면서 정갈하고 쉬운 말씨로, 참말로 삶에서 비롯하는 사랑이 샘솟는 말씨로 이야기를 펴리라 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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