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0
다니엘 살미에리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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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399


《산책》

 다니엘 살미에리

 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8.11.28.



마침내 눈이 녹았습니다. 새싹이 움트고 새들이 노래하기 시작했지요. 숲은 다시 온갖 소리와 향기로 가득 찼습니다. (38쪽)



《산책》(다니엘 살미에리/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8)에 여러 이웃이 나온다. 여러 이웃은 서로 몸이 다르고 삶이 다르며 길이 다르다. 다만 이렇게 다르기에 때때로 만나서 조용히 마실을 누릴 수 있다. 늘 같이 있지는 않으나 문득 바람을 느껴 그곳으로 가면 함께 해바라기를 하거나 눈을 맞으면서 마실을 한다. 어른도 아이하고 마실을 한다. 가시내도 사내하고 마실을 한다. 서로 쓰는 말이 다른 이웃나라 사람하고 말없이 마실을 한다. 벌나비를 벗삼아 같이 마실을 한다. 마실이란, 마을을 가리킨다. 마을이란, 서로 이웃이 되어 지내는 터전이다. 나는 굳이 ‘산책’ 같은 말을 안 쓰는데, 아이들이 못 알아듣기도 하지만, 보금자리·살림터·걸음걸이 같은 숨결이 깃든 낱말인 ‘마실’을 헤아릴 적에 한결 상냥하면서 부드럽고 즐거이 한 발짝씩 떼는구나 하고 느낀다. 그리고 그림책은 어린이도 함께 읽는 만큼 옮김말을 잘 손질하면 좋겠다. 딱 하나만 “새싹이 움트고 새들이 노래하기 시작했지요”를 들어 보겠는데, “새싹이 움트고”는 겹말이고, “새들이 노래하기”는 엉성하고, “노래하기 시작했지요”는 어울리지 않는다. “새싹이 돋고 새가 노래하지요”나 “싹이 새로 트고 새가 노래하지요”나 “나무마다 움트고 새가 노래하지요”쯤으로 손봐야지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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