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과 잿빛의 세계 1
이리에 아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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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45


《란과 잿빛의 세계 1》

 이리에 아키

 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18.6.30.



  우리는 어머니하고 아버지 몸을 타고서 태어나기에, 언제나 어머니처럼 될 수 있고 아버지처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머니랑 아버지 몸을 타고났지만, 스스로 새롭게 마음을 갈고닦으면 두 어버이가 하지 않거나 못 해낸 일을 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두 숨결을 타고났으니 둘 다 되거나 할 수 있지만, 새롭게 태어난 숨결이기에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어요. 《란과 잿빛의 세계》 첫걸음을 읽는데, 처음부터 붕붕 뜨는 줄거리로 살짝 어지럽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붕붕 뜨는 줄거리이기에 더 눈길을 끌면서 빠져들 만하고,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이 어지러움이나 어수선함이란 바로 ‘좋아하는 길을 아직 스스로 찾지 않은’ 모습을 넌지시 빗댄 얼거리인 줄 알아챌 만해요. 이 만화에 나오는 아이 ‘란’은 어머니 피를 물려받아서 하늘도 날고 마음으로 무엇이든 지어내는 길을 가고 싶다는 마음이 얼핏 있지만, 아직 딱히 꿈이라든지 빛으로 담아내지는 않아요. 란네 오빠는 동생이 너무 철이 없고, 어머니란 분도 철없는 짓을 자꾸 일삼아 늘 못마땅해 하지만, 오빠도 오빠 나름대로 길을 찾으려고 헤매요. 다시 말하자면, 타고난 기운을 다스리려는 길 하나하고 새로운 길을 열고 싶은 마음이 뒤섞여서 잿빛인 나라를 그린다고 할 만합니다. ㅅㄴㄹ



“괜찮아, 자 보렴.” “앗. 됐다! 나도 해냈어, 엄마.” “엄마 딸이니까. 뭐든지 다 할 수 있게 될 거야.” (55쪽)


“좋아하는 과목은 뭐니?” “딱히 없어요.” “그래. 줄줄이 낙제점이긴 하지. 뭐라도, 하나 정도는 좋아했으면 좋겠구나. 요즘 관심 있는 건 뭔가 없고?” “하늘을 나는 거요.” (103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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