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으로 읽다



  두 눈으로 읽는 책이 있고, 마음으로 읽는 책이 있습니다. 두 눈을 뜨기에 보이는 책이 있고, 두 눈을 감으니 보이는 책이 있습니다. 삶으로 쓰거나 지식으로 쓴 책이 있다면, 꿈으로 쓰거나 사랑으로 쓴 책에, 살림으로 쓴 책이나 졸업장으로 쓴 책이 있어요. 이름값이나 손재주로 쓴 책도 있고, 저마다 즐거이 걸어온 길대로 쓴 책이나, 숲을 짓는 마음으로 쓴 책에, 바람 담는 품으로 쓴 책이 있어요. 어떤 책을 두 눈으로 알아보든 두 손에 바람 같은 숲내음이 흐르는 책을 쥘 수 있다면 아름답습니다. 어느 책을 마음으로 읽거나 새기든 온몸으로 숲길을 걸어가는 기쁜 웃음짓으로 새롭게 책을 곁에 둘 수 있으면 사랑스럽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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