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0.19.


《용수 스님의 곰》

 용수 글, 스토리닷, 2018.9.18.



곁님이 서울에서 만날 이웃님이 있다. 인천에서 전철을 타고 용산역에서 내린 뒤 길손집까지 택시를 타고 간다. 서울에는 늘 자동차가 넘치겠지만, 낮 네 시가 지나가는 서울은 자동차가 부쩍 늘어나는구나. 이 길을 택시로 가려고 했네. 청담동에 있는 길손집에 짐을 내려놓고 은평구 신사동으로 다시 택시를 달린다. 어제는 시외버스하고 기차에서, 오늘은 전철하고 택시에서 참 오래도록 보내는구나. 아이들이 메스껍다고 한다. 창문을 열면 길거리에 줄줄이 있는 고깃집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택시로 스며든다. 거리나무에서 푸른 숨결이 흐르나 하고 고개를 돌리지만, 나무는 몇 그루 없고 가게하고 자동차가 물결친다. 자동차가 좋다는 작은아이마저 길바닥에서 지친다. 어제부터 읽는 《용수 스님의 곰》을 떠올린다. 깨달음을 나타낸다는 ‘곰’이라는 말. 이 서울에서 무엇을 깨달을 만할까? 복닥이는 삶이라면 무엇을 배울 만할까? 너무 바쁘거나 부대끼느라 지치는 바람에 서로 따사로이 어우러질 길을 잃지 않을까. 단출하게 갈무리한 이야기는 즐거운 삶은 차분하게 마주하고 바라보는 길에 있다고, 어깨에 힘을 빼고 살며시 손을 뻗자고, 어디에서든 하늘을 보며 별빛을 마음에 담자고 밝힌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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