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0.15.


《민들레는 암만 봐도 예뻐》

 울산 아이들, 삶말, 2018.3.10.



어제는 제주 어린이 동시를 읽었고 오늘은 울산 어린이 동시를 읽는다. 울산 어린이 동시를 가만가만 읊어 보는데, 아이고 속이 쓰리다. 울산 어린이가 쓰는 글마다 울산이라는 터전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이야기가 눈앞에 그림으로 확확 떠오른다. 바깥에서 돈 버는 일만 하느라 기운이 다 빠져서 집에서는 아무 일을 안 할 뿐 아니라, 아이들하고 하나도 안 노는 아버지 이야기가 퍽 자주 흐른다. 그렇구나. 요즈음 어린이를 낳아 초등학교에 보낸 어버이라면, 나보다 훨씬 젊은 나이일 텐데, 이 젊은 아버지가 이런 모습으로 아이를 마주하는구나. 이 나라는 아직 한참 멀었을까? 《민들레는 암만 봐도 예뻐》에 흐르는 울산 어린이 넋과 삶과 말을 들여다보는 동안 가슴을 찌릿찌릿 울리는 이야기는 좀처럼 못 만나지만, 가슴이 찌릿찌릿 아픈 이야기는 자꾸자꾸 나온다. 생각해 본다. 아이다운 숨결을 고이 피어내는 동시도 아름답고, 아이다운 숨결을 자꾸 잃어버려야 하는 생채기를 그대로 드러내는 동시도 아름답다. 이 울산 어린이가 앞으로 자라서 울산 어른으로, 새 울산 어버이 자리에 설 무렵에는 집과 마을과 학교에서 서로 상냥하면서 즐겁고 아름다운 노래가 흐르는 하루로 거듭날 수 있기를 빌어 본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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