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0.8.


《행복한 고통》

 김기중 글, 글로세움, 2014.6.2.



두 다리를 바지런히 굴려야 비로소 탈 수 있는 자전거이다. 멀뚱히 서서는 탈 수 없는 자전거이다. 기름을 안 먹고 달리는 자전거이다. 기름을 안 먹되 우리가 내는 즐거운 기운을 받아서 씽씽 바람을 가르는 자전거이다. 자전거라고 하는 탈거리는 두 다리로 이 땅을 디디는 마실길이 즐거운 줄 느끼는 사람이 빚은 재미난 살림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하늘을 날 적에는 하늘바라기가 재미있고, 바다를 가를 적에는 바닷물하고 한몸이 되어 재미있다면, 자전거로 달릴 적에는 이 땅을 더 가까우면서 넓게 누릴 수 있어 재미있다. 《행복한 고통》은 이 삶에 어떤 뜻이 있는지 잊거나 잃은 채 살아야 했던 분이 자전거를 어느 날 문득 만난 뒤 확 달라진 걸음걸이를 보여준다. 때로는 너무 빠져들어서 그만 자전거가 되레 짐이 되었고, 때로는 알맞게 떨어지면서 사랑하는 길을 걸으며 삶을 새로 사랑하는 하루를 지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을 쓴 분은 몇 해 앞서부터 경북 구미에서 ‘삼일문고’라는 책집을 열어서 매우 재미난 책꽃을 피우는 길을 간다. 즐겁게 몸을 쓰고, 즐겁게 새 이웃을 만난다. 즐겁게 하루를 열고, 즐겁게 새로운 책을 펼쳐 놓는다. 지난날까지는 ‘읽는 자리’였으면 이제는 ‘나누는 자리’로 거듭난 책길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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