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찻잔의 식은 커피


찻잔의 식은 커피처럼 꽃병의 꽃도 시들었다

→ 찻잔에 식은 커피처럼 꽃병에 꽃도 시들었다

→ 식은 커피처럼 꽃도 시들었다

《너무 멀지 않게》(권오표, 모악, 2017) 34쪽


  “찻잔의 식은 커피”나 “꽃병의 꽃도”에서는 ‘-에’를 붙일 노릇입니다. 또는 짜임새를 손질해 “식은 커피”나 “꽃도”라고만 적으면 됩니다.


할아버지의 자랑거리이자 기쁨이에요

→ 할아버지 자랑거리이자 기쁨이에요

→ 할아버지힌테 자랑거리이자 기쁨이에요

《세상이 자동차로 가득 찬다면》(앨런 드러먼드/유지연 옮김, 고래이야기, 2010) 3쪽


  “할아버지의 자랑거리”에서는 ‘-의’를 덜거나 ‘-한테’를 붙입니다.


반생애의 가난을 이겨냈다

→ 반생애 가난을 이겨냈다

→ 쉰 해 가난을 이겨냈다

《내일의 노래》(고은, 창작과비평사, 1992) 21쪽


  “반생애(半生涯)의 가난”에서는 ‘-의’만 덜어도 되는데, 삶에서 반토막이 얼마쯤인지 두루뭉술할 수 있습니다. “마흔 해”나 “쉰 해”나 “예순 해”처럼 몇 해가 되는가를 밝히면 한결 낫습니다.


그 질곡의 배회에 맴도는 나는 무엇인가

→ 그 굴레에 맴도는 나는 무엇인가

→ 그 굴레를 맴도는 나는 무엇인가

《내일의 노래》(고은, 창작과비평사, 1992) 14쪽


  “질곡(桎梏)의 배회(徘徊)에 맴도는”에서 ‘배회’하고 ‘맴도는’이 겹말이기도 합니다. 이 글월은 “굴레에 맴도는”이나 “굴레를 맴도는”으로 손질합니다.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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