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수준의


 다른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 → 한결 다르게 뜯어고쳐야 한다

 인간 수준의 두뇌를 가지고 있었다 → 사람만 한 머리가 있었다 / 사람 못지않은 머리였다

 미국 절반 수준의 능력이다 → 미국 절반만 한 솜씨이다 / 미국 절반쯤 되는 솜씨이다

 열 살 수준의 책 → 열 살한테 맞는 책 / 열 살 눈높이 책

 어떤 수준의 수업일까 → 어느 만한 수업일까 / 어떤 수업일까


  ‘수준(水準)’은 “1. 사물의 가치나 질 따위의 기준이 되는 일정한 표준이나 정도 2. 수면(水面)의 위치. 주로 육지의 높이를 재는 기준이 된다 3. [물리] = 수준기”를 가리킨다고 하는데, 일본 말씨인 ‘수준 + 의’는 ‘눈높이 + 인’이나 ‘만한’이나 ‘-쯤 되는’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한자말 ‘수준’을 살리고 싶다면 ‘-의’가 아닌 ‘-인’을 붙여 줍니다. 그런데 “걸맞는 수준의 소설”이라면 “걸맞는 소설”이라 하면 되고, “유치한 수준의 모임”이라면 “유치한 모임”이라 하면 됩니다. ‘수준의’는 통째로 덜어낼 적에 한결 낫습니다. ㅅㄴㄹ



유치한 수준의 모임이라 할까요

→ 유치한 모임이라 할까요

→ 어리석은 모임이라 할까요

→ 어리숙한 모임이라 할까요

→ 덜 떨어진 모임이라 할까요

→ 장난 같은 모임이라 할까요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드니 로베르·베로니카 자라쇼비치, 시대의창, 2002) 65쪽


딱 하이틴들이 읽기에 걸맞는 수준의 소설이기 때문에

→ 딱 십대들이 읽을 만한 소설이기 때문에

→ 딱 십대들이 읽을 만한 눈높이인 소설이기 때문에

→ 십대들이 읽기에 걸맞을 만한 소설이기 때문에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이명원, 새움, 2004) 13쪽


2년 후에는 그만그만한 수준의 대학에 들어갈 것이다

→ 이태 뒤에는 그만그만한 대학에 들어가리라 본다

→ 이태 뒤에는 그만그만하다고 하는 대학에 들어가리라

《허수아비의 여름휴가》(시게마츠 기요시/오유리 옮김, 양철북, 2006) 31쪽


장난 수준의 문제입니다

→ 장난스러운 물음입니다

→ 장난 같은 물음입니다

→ 장난쯤 되는 물음입니다

《쿠마미코 1》(요시모토 마스메/이병건 옮김, 노블엔진, 2016) 1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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